출처: https://nhj12311.tistory.com/296 [This i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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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어릴 적 나에게 추억을 상기시켜줄 뿐만 아니라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특히나 아버지가 사 왔던 게임기를 같이 했었던 추억부터, 문방구에 하나 두 개쯤은 있었던 오락기부터 컴퓨터가 나오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온라인 게임을 했었다. 물론 좋은 기억만 있는 건 아니라 모든 추억이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체적으로 나에게는 좋은 추억거리다. 특히나 문방구 오락기 앞에는 방과 후 아이들이 항상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오락기 위에 동전을 올려놓았고, 그렇게 쌓인 동전들은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라는 암묵적인 룰이었다. 게다가 그 게임을 동전 하나로 전체를 깨버리는 상황이 오는 순간 주변 친구들이 나를 대단하다는 엄지와 함께 내 자존감 또한 함께 올라가곤 했다. 이제는 그 누구도 게임팩을 하지 않지만, 게임 팩이라는 건 현대 콘솔게임으로 남아 그 명맥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다. 

 

 

오늘 소개할 하이스코어 라는 다큐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가정용 게임기의 역사와 상황, 그리고 이제는 Esports 영역까지 넓혀진 게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일본에서 개발되어 엄청나게 유행했던 <스페이스 인베이더>부터 한쪽을 먹고 남은 피자의 모양을 연상해서 만들어진 팩맨까지, 폭넓게 다룬다. 그 사이 가정용 게임기의 폭발적인 성장 위에 있었던 아타리의 몰락까지 다루면서 게임의 상승과 하락에서 어떤 일들이 있는지 다양한 시각으로 살펴보고 알아본다.

 

스페이스 인베이더 제작기

다만 이야기가 조금은 중구난방인게, 스페이스 인베이더 > 게임 토너먼트 > 게임 확장팩 > 팩맨 > 게임 토너먼트 >?? 이야기가 뚝뚝 끊기고 한 주제에 대해 끝내고 다른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이야기를 섞어놓고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틀다 보니, 자연스럽지 않다는 게 단점이다. 솔직하게 내가 기대한 것은 아케이드 게임으로 시작해서 슈퍼 패미 캠, 아타리 그리고 최근 콘솔게임분야를 양분하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에 이르는 광범위한 역사를 원했고, 더 나아가서는 닌텐도와 세가, 스퀘어 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혹은 드래곤 퀘스트가 만들어낸 일화, 과거의 게임과 현재의 게임이 어떻게 다른지, 현재 게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이런 것을 원했던 것은 사실이라, 조금 지루 했던 건 사실이다. 

 

 

문제가 되었던 장면들도 존재 하는데, 흑인 기술자에 의해 교체형 게임 카트리지가 개발되었다는 부분은 사실관계를 확인해보지 않는 내용이라 북미 쪽에서도 상당히 불만이 많았던 장면이다. 이런 사실 왜곡은 호기심으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사실인양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상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게다가 첫 화에서 뜬금없이 터지는 트랜스젠더 이야기까지(게임에서 이겼다는 건 좋아 그래서일까 마지막 6화에서는 둠 제작 성공기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는다(?) 둠은 1993년에 나온 게임이라 그 역사에 마지막에 가려면 더 가야 했지만, 급하게 매듭을 지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몇 줄로 정리하자면, 게임을 라이트 하게 즐겼던 사람에게는, 게임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나 사건들은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역사에 대해 좀 더 알고 깊이 아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부족한 다큐라는 게 지배적이다. 나 또한 몇몇 부분은 굳이 이런 얘기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팩트에 기반한 '다큐' 여야 할 텐데 하면서 조금 불편하게 봤던 부분은 있다. 그러나 게임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낸 점과, 시각효과를 이용해 지루하지 않게 풀어낸 점 때문에 가볍게 즐기면서 보기에는 괜찮은 다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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