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nhj12311.tistory.com/296 [This i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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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에 개봉했던 <하워즈 엔드>가 3일에 재개봉했다. 제65회 아카데미 시상식 3관왕과, 제45회 칸 영화제 45주년 기념상을 수상했다. <하워즈 엔드>는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 렉터 연기로 유명한 앤서니 홉킨스와 엠마 톰슨, 헬레나 본햄 카터가 출연했던 영화로 1900~1910년대 배경으로 각기 다른 중산층 삶을 사는 자매들을 통해 그 시대를 바라보는 보는 영화다. <하워드 엔즈>는 'E.M. 포스터'의 원작을 각색한 영화로 당시 영국의 급진적인 변화와 그 안에서 여성의 위치와 자주적인 역할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제는 엄연한 고전이 되어버린 <하워즈 엔드>는 중산층인 '마가렛'과 '헬렌이 나온다. 둘의 성격은 완전히 다른 자매지만 사람과 어울리는것과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잔잔했던 개울가에 돌을 던지는 윌콕스 가문을 만나고부터 그녀들의 이야기가 꼬이게 된다. 윌콕스 가문의 헨리(앤서니 홉킨스)는 마가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세상을 떠난 아내가 가문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하워즈 엔드'를 유산으로 남겼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나중에 헨리가 마가릿에게 청혼하게 계기가 되는데, 오롯이 그녀를 사랑해서가 아닌, 집이 넘겨가는 게 싫어서 그녀와 결혼하기 때문이다. 한 시대에서도 자신의 지위를 잃기 싫어, 그보다 더 낮은 사랑을 택한다는 면에서 이 영화가 사회지위층이 얼마나 속물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신의 집을 주기 싫어 언니와 결혼한 헨리를 보며 그녀의 동생 '헬렌'은 그자가 탐탁지 않고 맘에 들지 않는다. 오히려 낙천적이고 유연한 성격으로 결혼과 사랑 모두 조화를 이뤄낸 '마가렛'과 비교한다면, 헬렌은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치중하고, 단호하다. 이러한 성격으로 인해 둘의 사이는 멀어진다.

 

1910년 당시 급진하는 시대에서 그 두인물을 통해 시대상을 보는데, 극 중에서 마차와 자동차가 함께 다니는 장면을 보면 명확해진다. 도시에서는 이미 자동차가 달리고 있고, 시골에서는 비싼 자동차 대신 편한 말과 마차가 다니고 있다. 도시에 살며 돈과 명예를 중시하는 헨리와, 그를 받아들이며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마가렛을 보면, 그 시대에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바뀌는 자매처럼 현시점에서 봐도 씁쓸해지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인간에 대한 책임과 의식 있는 삶을 중요시한 헬렌이 마냥 나쁘다고도 할 수 없다. 시대는 그렇게 변해 왔기 때문이다. 항상 새로움에 저항하는 세력이 있으며, 그것을 받아들이는 세력또한 있다. 그러한 시대에 두 여성의 상반된 가치는 현 코로나로 인해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에 있어서 결국은 조화롭고 현명한 것이 미래를 위한 길이라는 걸 영화는 말하는 듯하다. <하워즈 엔드>라는 집으로부터 시작해 <하워즈 엔드>라는 집으로 끝나는 이 영화는, 급변하고 마무리되어가는 구시대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해주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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