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nhj12311.tistory.com/296 [This is IT]
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올드 가드는 마치 슈퍼히어로 영화처럼 보인다. 우리에게 익숙한 엑스맨에서 나오는 울버린처럼 말이다. 하지만 올드 가드에서 다루는 불멸자는 마블이나 디씨에서 다루는 슈퍼히어로 랑은 조금 다르다. 단순히 몇 백 년 이상 살아온 것이 아닌 해당 역사마다 자리했던 불멸자들의 이야기다. 나는 우선 여성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영화라는 점에서 이 영화가 어떻게 다뤄질지 궁금했다. 힘 있고 싸우는 역에는 항상 남성들이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샤를리즈 테론이라는 배우가 불멸자들의 리더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미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여전사와 <몬스터>에서는 연쇄살인자 아일린 워노스를 연기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차지했기 때문에, 적어도 캐릭터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론으로 넘어가서 올드가드는 불멸자들의 어두움과 밝은 면을 함께 다루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전직 CIA 요원이라는 코플리란 사내가 의뢰를 해온다. 이들이 불멸자 인지 모르는 코플리는 그들에게 "늙지도 않냐"라는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해 본론으로 들어간다. 의뢰는 남수단의 용병들에게 붙잡힌 아이들을 구해 달라는 것. 그러나 구하러 간 자리에 아이들은 없고, 적군의 총알세례만 가득하다. 하지만 불멸인 이들에게 총알이 몸에 박힌 들 소용이 없었다. 적들을 향해 무쌍을 펼치는 불멸자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영화 초반 불멸자의 임팩트를 각인시키기 위한 장치와, 이 일로 인해 모든 사건이 촉발되는 두 가지 효과를 가져가 오지만,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딱 여기까지다. 더 이상의 임팩트는 없고 뻔한 스토리와 매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들로 인해 영화가 지루해진다. 최근에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되었던 '크리스 햄스워스'의 <익스트랙션>이라는 영화처럼 강렬한 도입부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처음의 힘을 그대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뻔한 스토리와 떨어지는 개연성으로 인해 힘을 잃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루했던 기억이 있다. (다만 <익스트랙션>에 큰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1인칭 시점으로 내가 그 속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과 어떻게 찍었지? 하는 롱테이크 액션 덕분에 스토리가 묻혀도 볼만했다.) 그래서 올드 가드를 보는 내내 <익스트랙션> 영화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은 창대하나 끝이 미약했다고.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를 말해보면 몇 가지가 있다.

 

 

설득력이 부족한 흑인주인공

 

임무수행 도중 큰 상처를 입고 죽을 위기에 처한 키키 레인은 어떤 사건도 없이 상처가 한 번에 낫는 이상한 현상을 경험한다. 그 와중 불멸자들은 꿈속에서 키키 레인이 보이고 그녀가 위험에 처할걸 알았는지, 아니면 세상에 얼마 없는 불멸 자을 구하기 위한 것인지,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구하러 떠난다. 그러나 정작 키키 레인을 만나서 자신들과 함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해주지 못한다. 그저 우린 불멸 자라 다른 사람들에게 표적이 됨과 동시에 가족들과 함께 있다면 그 가족들까지 피해를 입게 될 거라는 말과 자신도 어떻게 불멸자가 되었는지 알지 못하고 설명도 못해주는 상황에서 한순간에 불멸자들을 따라가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가족을 버리고 불멸자들을 선택하는데, 이에 대해 억지스러운 느낌이 묻어 나온다. 그래서 캐릭터의 매력이 반감해버리고, 흐려진다. 그리고 왜 하필 군인이 불멸자가 되어야 했으며, 삼엄한 경비가 있는 건물에 손쉽게 들어가서 불멸자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들어가는 순간 설득력도 떨어지고 현실감도 떨어져 쉽게 지루해진다.

 

 

뻔한 스토리와 클리셰

 

세상을 구하는 슈퍼히어로 가 있다.(실제로는 몇백 년을 산 불멸자) > 이미 많이 살았고 많은 임무들을 행했다. > 구시대가 가고 신세대가 온다.(키키 레인이 나타남으로 현주인공은 뒤로 물러남을 암시) > 신세대가 구시대가 할일을 대신하고 바통을 이어 받으며 훈훈하게 이야기가 끝난다. 여기서 할 '일' 이라는건 키키레인이 메인 빌런을 해치움으로써 그녀에게 자격이 주어졌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지부를 지어버리는 다음 편을 예고하는 쿠키영상까지!

 

여러분이 봤을 때는 어떤가? 슈퍼히어로 영화 <로건>에서 로건이 물러났을 때와 플롯이 비슷하고, <어벤저스 앤드 게임>에서 구 캐릭터들이 물러나는 플롯과 유사한 형식을 띄고 있다.  게다가 여기저기서 끼워 맞춘 형식을 많이 보이는데, 어찌 됐든, 몇백년 동안 살아온 불멸자라는 존재에 대해 명과 암을 함께 다루고있다. 불멸자들이 표적이 되는것을 두려워해 자주 자리를 옮기는것, 그리고 가족과 함께 못한다는점, 철저히 외로움과 함께한다는점,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아간다는건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것을 보여준다. 이런 내용들은 불멸자들의 왜 그렇게 까지 살아야 하는지를 말해주는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내용이고, 히어로의 능력이 탐이나 그것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악당까지 똑같다. 이런내용들은 슈퍼맨이라는 영화에서 렉르루터와 비슷하다. 이런 뻔한 스토리와 클리셰가 범벅이 되어 있지만, 영화를 본 나로서는 어디서 자꾸 히어로영화 각본 냄새가 나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2편을 위한 1편의 희생?

 

1편에서 많은 이야기를 떡밥으로 남겨두고 생략해버렸기에, 1편에서 이야기가 어찌됐든 부실하다. 명확한 설명이 없으니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설득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가장 기본적인 물음을 해결하지 못하니, 앤디도 키키 레인이 왜 불멸자가 되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가장 답답한 부분.. 그리고 그런 것을 알 수 없으니, 당연히 내가 어떻게 죽고 왜 죽는지도 알 수가 없다. 오롯이 그냥 불멸자가 됐기에 역사 곳곳에서 활약했고, 불멸자가 됐기에 그래야만 했다. 라는건 보는 입장으로서는 불친절해 보인다. 이토록 많은 것을 생략하고 넘어간 영화 끝에는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인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성공한듯하다. 만약 이 모든 떡밥이 2편을 위한 1편의 희생이었다면 나는 좀 더 2편을 기대해봐야겠다. 1편에 남겨둔 떡밥을 회수하며 2편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이 영화가 재평가받는 길이라 생각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