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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넷[TENET] I 이 영화가 어려웠던 이유

category MOVIE P-/- 리뷰(영화) 2020. 8. 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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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6일 베일에 싸인 테넷이 드디어 개봉했다. 그의 11번째 장편 영화인 테넷은 많은 기대와 함께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적절하지 않은 코로나로 인해 개봉을 연기하기를 몇 번이 있었다. 또한 변칙개봉으로 인한 논란으로 인해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개봉한 논란의 영화는 역시나 논란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건 도대체 몇 번씩이나 꼬아 말한 것인지 한 번만 보고는 전체적인 느낌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플롯을 변형시켰구나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놀란의 영화들을 좋아하거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그의 플룻은 평단의 환호를 받을지는 몰라도, 논란을 잘 모르거나 영화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려울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나 시간의 순서를 반대방향으로 나열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메멘토>와 꿈에서 꿈속으로 들어가는 <인셉션> 상대성이론을 기반으로 한 상대적인 시간을 소재로 다룬 <인터스텔라> 들의 공통점은 논란이 시간을 영화라는 언어로 통해 어떻게 말을 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셉션>이나 <인터스텔라> 정도에서는 플롯이 아예 뒤바뀌는 것이 아닌 영화에서 '시간'이라는 것을 어떻게 다루는지만 이해를 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오늘 보고온 테넷 같은 경우는 그의 플롯에 더할 나위 없는 박수를 쳐주고, 놀랄만할 시각효과라 칭할 만 하지만, 이 영화가 친절한 영화인가? 라는건 조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나 같은 경우는 그의 그런 플롯을 탐험하고 파헤치기 위하여 n차 관람을 마다 하지 않을 거지만,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한 번에 이해되지 않은 영화 때문에 영화가 끝나도 내가 뭘 본거지?라는 생각이 들것이 분명하다. 즉 말하면 영화 애호가들에게는 파헤치기 좋은 영화 일반 관객들에게는 어려운 영화로 인식이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가져다주는 불 칠 절한 점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오늘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기에 어떤 점이 불편한지 얘기해볼 것이다.

 

1. 어려운 시간의 순서

 

 

바로 <테넷>에서 다루는 시간의 순서다. 이는 놀란의 명작이라 부를 수 있는 <메멘토>의 플룻과 닮아 있는데, <메멘토> 영화와 다른 점은 현재와 동시에 과거를 함께 다루기 때문이다. 메멘토가 시간을 역행순과 역행에서 시간순으로 따로 풀어내며 영화를 만들었다면, 미래의 기술 인버전을 이용해 현재에서 과거를 역행할 수 있고, 과거에서 현재로 순행할 수 있는 점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이는 영화 초반에도 복잡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복잡해진다. 어찌 됐든 엔트로피를 역행해 인버 전하는 기술들은 결국 후반부와 전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전에서 놓친 게 있다면 후반부에 가서 이 친구가 이런 말을 왜 하는지, 왜 이렇게 해야만 하는지, 이렇게 까지 왜 해야 되지 라는 의문 때문에 캐릭터들의 설득력이 부족해지게 된다. 

 

그러면서 드는 의문들은 인버전을 사용하면 본인만 인버전이 되고 다른 사람들은 이 버전이 안되어 있다고 하는데, 프리포트에서 나왔던 모든 사람이 역행하는 장면들은 단순히 주인공이 인버전을 사용하고 있다는 연출인가? 아니면 주인공 입장에서 보이는 상황을 연출로 표현한 것인지, 이 부분은 나도 잘 몰라서,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2. 생소한 단어로 인한 어려움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단어들과 기술들이다. 일단 인버전 자체가 어렵다. '시간여행' 이라고 한다면 현재에서 과거 현재에서 미래로 이동하고 그렇게 이동하더라도, 시간은 절대적으로 순항한다. 역으로 가는 일은 없다. 하지만 <테넷>에서는 현재에서 과거로 이동하는 연출을 보여준다. 차가 뒤로 달리고, 총알이 다시 들어온다. 즉 '시간여행'이지만 현재에서 역행하는 현재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다. 이전 <인터스텔라>나 <인셉션>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 캐릭터를 통한 설명이라도 있었지만, <테넷>에서는 캐릭터 입장에서 인버전을 말하는 중의적인 표현들이 많아 더욱더 영화를 이해하는데 난해하게 만든다. 예고편에서 나오는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라는 말이 절실히 와 닿는 순간이다.

 

3. 캐릭터들의 행동에 대한 설득력 부족

 

 

 다소 캐릭터들 사이에 개연성이 부족해 보인다. 작중 나오는 주인공은 캣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그렇게 구하려 하는가, 캣이라는 캐릭터가 사토르 라는 인물에 억압받고 사는 것에 대한 연민인가? 아니면 다른 어떤 이유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남긴다. 정작 세상을 멸망시킬 알고리즘은 빼앗겼는데, 여자를 구하려는 시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닐이라는 캐릭터는 왜 주인공을 그렇게 구하려 했을까? 왜 하필 주인공이어야만 했는가 작중 닐의 행보를 보자면 처음 오래전부터 그를 보호했음을 알 수 있다. 근데 왜? 그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면 개연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테넷> 영화에 보스라고 할 수 있는 사토르는 자신이 가지지 못하면 남들도 가질 수 없다는 조금 이상한 논리를 가지고 있는 빌런이다. 물론 작중 캐릭터가 그런 성격인 건 부인 캣을 통해 드러내지만, 내가 가질 수 없으니 세상을 멸망시킨다? 왜 그래야 하는지 이상하다. 췌장암 말기로 죽으니까, 더 이상 삶의 미련이 없는 사토르가 세상을 멸망시키는 것이 적합하다? 물론 말은 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은 생각도 든다.

 

 

크리스토퍼의 영화들은 색다른 각본과 편집으로 인해 평범해 보이는것도 비범해 보이는 것으로 바꿀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 최근 개봉했던 <덩케르크>가 그랬다. 기존 시끄러웠던 전쟁영화보다는 대사를 최대한 줄이고 무성 영화처럼 진중한 분위기를 담아냈던 것처럼 그에게는 앞서 말했던 평범한 것도 평범한 것처럼 보이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다. 메멘토는 시간의 역행으로 말미에는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줬으며, <인셉션>에서는 꿈속에 꿈이라는 소재로 시간과 무의식을 굉장한 시각적 효과로 다뤘으며, <인터스텔라>는 시간의 상대성을 통해 인간의 희망 얘기했다. 하지만 이번 <테넷> 은 으흠.. 좀 어렵다. 나도 이 포스팅을 올리면 다시 관람을 하러 갈 예정이다. 근데 크리스토퍼 놀란이 보여주는 영화들은 묘한 힘이 있다. 뭐랄까, 뭔가 거창하게 쌓아 올린 거 같은데 한 번만 봐서는 알 수 없다는 거, 사실 그게 놀란이 영화로 말하는 언어들이고 방식이다. 그의 영화를 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혹은 영화관에서 다시 볼 때마다 하나하나씩 퍼즐이 맞춰지며 영화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 희열은 놀란감 독의 영화를 아는 사람들은 다들 공감할 것이다. 당장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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