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nhj12311.tistory.com/296 [This i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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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악 포스터

 

이국처럼 보이는 한 장면에서 못 이기듯 보여주는 엄마의 마술에 환하게 웃는 딸이 있다. 비교적 간단한 마술에도 환하게 웃는 딸은 마술의 목적이 신비함이나 테크닉 같은 것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리액션에 달려있다는 걸 말해준다. 내가 마술을 하고 상대방이 신나서 좋아할 그런 리액션 말이다. 그런 우리의 근본적인 본능에 충실함을 안을 채 시작되는 이영화는,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라는 영화다. 지난 8월 5일에 개봉한 영화는, 익숙한 포맷과 스토리를 스타일과 연출 액션으로 극복하는 영화다.

 

처절한 암살자 '인남'과 추격자 '레이'로 출연하는 이들은 신세계에서 한번 합을 맞췄던 사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기대가 되었던 영화다. 반도와 강철비2가 평단의 평점이 낮아진 가운데, 정치적인 이념을 가진 영화와 신파로 무장한 영화가 아닌 액션에만 집중한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고, 하시 한번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영화계에 활력을 불러 넣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된다.

 

방콕에서의 모습

1 관목 할만한 액션 그리고 미장센

 

일본과 한국, 그리고 방콕을 오가는 로케이션을, 볼거리를 다채롭게 제공하고, 액션의 반경 범위를 넓혀준다. 암살자로 나오는 인남이 등장하는 일본은, 차가운 톤과 어둡고 실루엣으로 표현되어 있다. 정부가 바뀌고 나서 제거될 위험에 처한 인남이 정처 없이 떠도는 그 답답함과 암울한 심리상태를 잘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그만큼 대사가 없고, 인물이 홀로 서있는 모습, 초점 없이 빤히 쳐다보는 모습을 보여주며, 말하지 않아도 인물의 심리를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런 암살자 삶에 지쳐있던 인남은 마지막 지령을 끝으로 '파나고'라는 곳으로 향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중 옛 여인이 방콕에서 실종됐다는 이전 상사의 전화를 받고서는 방콕으로 향하게 된다. 인남이 죽였던 중간 보스의 친한 동생 백정 '레이'는 목표물을 한번 잡으면 그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죽이고 숨통을 조여 간다. 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인남을 추격하기에 이른다. 

 

상반되는 배경들

어두운 일본에서부터 시작된 액션은 쨍하고 덥고 습한방콕으로 이어지는데, 삶에 목적을 잃어버리고 방향을 잃어버린 인남이 옛 여인의 딸을 구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을 때 방콕에 쨍한 햇빛이 그를 지옥에서 끌어내 주는 빛이 되었다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다막악>은 전형적인 이야기에 앞서 나왔던 딸이 보여줬던 환한 미소처럼, 스토리는 줄이고 두 사람의 스타일을 부각함으로써, 인남과 레이의 액션에 집중한다. 그런 액션들은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긴장감을 최대한 유지하고 관객들을 이끌어 나간다. 차분하고 검은색 정장을 입은 인남과 한 손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흰색의 부츠 화려한 의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레이'가 정 반대의 스타일인 인남과 만났을 때 관객들이 마주할 긴장감을 극에 다른다.

 

 

사람이 사람을 볼 때 어느 정도 직감 같은 게 발동한다. 정부의 밑에서 굴러온 인남이 자유분방하게 살인을 해온 레이를 봤을 때, 이미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혹은 '그놈'이다.라는 직감을 느꼈으리라. 복도형 도로를 보면, 마치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복도를 볼 때마다 운명처럼 느껴진다"는 홍원찬 감독의 말처럼 피해 갈 수 없고, 맞서서 지나가야 하는 운명을 말해준다. 우리에게 익숙한 '올드보이'에서 유명한 복도 씬에도 적용되는 그런 운명은 <다만 악>에서 처절하게 구현된다. 그런 피할 수 없는 다리를 통해 누구 하나는 죽든지, 두 명이 모두 죽던지 라는 일종의 암시가 들어가 있다. 그런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관객들은 오롯이 그들이 싸우는 현장으로 내몰린다.

 

1 끝으로

 

다만악이 이전의 영화들과 다른 점은 명확하다. 최소한의 스토리와 그와는 반대로 집중한 스타일과 액션이다. 빠른 템포로 인해 생략된 부분들이 많은 건 이영화가 포기할 부분은 과감히 포기하고, 살릴 수 있는 부분을 살렸다는 말이 된다. 그런 영화들이 가지는 단점들에는 진부한 스토리가 될 수 있지만, 두 배우들이 보여주는 의외성과 연출 들로 단점을 커버할 정도는 된다. 줄곧 정적인 분위기에 첩보원, 훈훈한 역만 맞았던 황정민이 보여주는 액션, 그리고 이전에는 없었던 화려한 스타일에 대비되는 역을 맡았던 이정재, 그리고 둘이 보여주는 합으로도 충분한 볼거리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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