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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는 왜 최고의 명작인가 1부

category MOVIE P-/- 리뷰(영화) 2020. 8. 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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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개봉한 대부는 수많은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45회 아카데미 시상식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색상을 수상했다. 그런 대부는 40년이 흐른 지금 영화 <대부>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불린다. 세계 최고 영화 사이트 IMDB에서는 관객 평점 역대 2위, 로튼토마토 선정 비평가가 뽑은 최고의 영화 및 가장 위대한 캐릭터 등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찬사가 쏟아진다. 다소 이해하기 힘든 범죄영화의 성공을 내가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대부라는 영화에 나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첫 번째로 1972년에 개봉한 고전이라는 점과 재미없고 지루할 거라는 생각 말이다. 이미 어벤저스나 존 윅으로 화려한 할리우드 컷 편집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봐야 한다는 생각을 뒤로한 채 한동안 까먹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나에게는 볼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가 있었다. 38년의 시간을 넘어 2010년 대부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다. 그러나 나는 그때도 보지 않았다.(그때의 나의 멱살을 끌고 가고 싶다.)

 

아마 영화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이 얘기를 듣는다면, 정말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고 개탄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보지 않았다. (아 그때 아마 나는 군대에 있었을 것이다.) 내가 대부를 본건 정말 최근의 일이다. 그것도 넷플릭스에 떠있는 아이리시맨을 보고, 그의 다른 영화도 궁금하고, 마피아 관련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한번 찾아봤다. 여러 영화가 있었다.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좋은 친구들>, <비열한 거리>, <갱스오브 뉴욕> 등등이 있었고, 수많은 영화를 찾던 중 머릿속에 스치는 영화 한 편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대부였다. 

 

이번에는 반드시 보겠다는 다짐과 함께 대부 전 시리즈를 다운로드하였고, 그렇게 대부 1을 봤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거쳐 봤던 대부는 내가 가지고 있는 고전영화에 대한 편견을 무참히 깨뜨릴 만큼 인상적이고 강열했다. 청소년 관람불가인 만큼 피가 낭자하고 잔인할 줄 알았던 영화는 요새 젊은 영화들에 비해 굉장히 젊잖았고, 배우들의 연기는 어디선가 살고 있을 만큼 굉장했다. 왜 여러 미디어에서 그를 패러디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만큼이나 힘 있고 무거운 영화였다.

 

내가 간접적으로나마 접촉했던 극 중 말론 브란도의 대사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라는 말은 가볍고 소모되는 패러디에 비하면, 안될 정도로 중압감 있고, 힘이 있는 대사였다. (실제 주토피아에서 대부를 패러디한 장면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의 입으로 패러디될 정도로 유명하다.) 오늘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대부가 어떤 생김새인지 어떤 맛이 나는지 꼭꼭 씹어먹었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서다. 

 

성스러운 결혼식과 어두운거래의 극명한 대비를 말한다.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하는 씬에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밖에서 들어오는 얇은 빛과 따뜻한 조명이 다인 공간에 한 남자 보나세라가 서있다. 인물의 셔츠인 흰색과 그 밑에 넥타이와 얼굴만 보일 정도로 어두운 조명과 위에서 아래로 깔리는 그림자에 눈과 입 쪽도 어두운 부분으로 가려져 버린 이 상황이 얼마나 비밀리에 일어나는 일인지를 말해준다. 게다가 오늘은 비토 꼴레오네(이하 '비토') 딸의 결혼식으로 밝고 축제 같은 상황 때문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더욱 어둡고 무겁게 느껴진다.

 

보나세라가 대사를 이어가며 서서히 줌아웃으로 빠지는 장면에서 드러나는 비토의 손짓과 실루엣이 보이는 순간 씬의 무게를 더해주며 비토는 보나세라가 우정이나 친구로서 다가가지 않고 오로지 돈으로만 해결하는 모습에 대응하는 신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패밀리에 대부라는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몰입시켜버린다. 극 중 등장하는 보나세라는 자신의 부인의 딸의 대부가 비토임에도 불구하고, 엮이기 싫다는 이유로 한 번도 그를 찾아가지 않았으며, 여태 미국식 교육이나 경제적인 부분 공권력에 대해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딸이 성폭행으로 크게 다치게 되고 공권력에 대한 믿음마저 사라져 버린 그(이런 상황들은 조금 다르지만 다시 일어나게 된다.)는 그보다 위에 있는 비토를 찾아가는 씬 자체가 이미 비토와 패밀리의 위치를 말해준다. 이런 씬과 비토의 대사들은 초반 캐릭터를 소개하는데 탁월한 힘을 지닌다. 비토의 지위와 위치 패밀리의 힘들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며 미국의 사법제도를 조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정의의 자리에는 사법권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내가 이런 씬에 빠져든 이유는 아마도 영화가 전체적인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마피아 이야기가 아니라 마피아 속에서 일어나는 패밀리가의 돈 꼴레오네에 대한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마피아는 실로 사회에서 부르는 악한 '범죄자' 역을 하는데 왜 멋있어 보이는가?라는 질문에 사회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분명 경찰과 대립으로 인해 범죄자는 나쁘게 보일 것이다. 허나 마피아 조직에서도 패밀리가에 돈 꼴레오네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그건 그 마피아 조직 사이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고, 패밀리가에서도 존경받고 카리스마 있는 비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 전자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비토의 아들 마이클 꼴레오네
옆에는 그의 아들 소니 꼴레오네
거절했던 사건으로 인해 암살당한 비토

대부에서는 막내아들로 등장하는 마이클 꼴레오네(이하 '마이클')는 앞서 등장했던 보나세라라는 인물과 함께 미국의 공권력과 정의를 믿고 있던 인물이다. 나머지 소니 꼴레오네와 프레도 꼴레오네는 가지 않았던 군대를 마이클은 미국 해병대 장교로 입대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을 정도로, 꼴레오네 패밀리의 일에 관심도 없고, 대를 이어받아 보스가 될 생각조차 없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런 마이클의 태도나 생각은 마약 사업을 거절하는 비토의 사건을 시작으로 급속도로 달라지게 되는데, 타탈리아 패밀리와 비즈니스 문제로 함께 모이게 된 버질 솔로초와 비토는 마약사업으로 인해 큰돈을 벌 수 있으며, 이제까지 해왔던 일들과는 차원이 다를것이라는 말과 함께 협조를 요청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패밀리 사업으로도 충분하며, 마약에 냉담한 정부와 관료들은 우리를 믿지 않게 될것이라며 거절하게 됩니다. 하지만 옆에 있던 소니 꼴레오네 가 화를참지 못하면서 내뱉은 말이 화가되어 비토의 암살작전으로 까지 이뤄지게 되는데, 이 순간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는 이유가 된다. 비토는 여태 본인이 거절해본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본인에게 부탁을 하러 오는 사람들은 있어도 본인이 직접 나서서 비지니스 일을 말하는 일은 없는데, 처음 거절했던 이 사건이 마이클과 패밀리가의 변화를 불러올 암시였던 거다.

 

피습당했지만 살아있었던 비토
부패한 경찰에 심경의 변화를 겪는 씬

하지만 비토는 살아있었고, 신문으로 이 사실을 알았던 마이클은 자신의 삶이 이전과 달라질 것이라는 걸 알았는지, 케이(마이클의 여자 친구)를 멀리하고 아버지를 찾아간다. 아버지를 찾아간 병실에는 있어야 할 경호원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마이클은 아버지를 간호사와 함께 다른 방으로 옮기고, 다시 비토를 죽이러 왔던 암살자들은 누가 있는 것에 당황하여 암살을 하지 못한다. 그때 찾아온 경찰은 마이클이 생각했던 정의와는 다른 불의를 목격하게 된다. 갈등과 폭력에 대한 해결책은 당연한 미국의 사법이고 경찰이라 생각했던 마이클의 생각이 산산이 부서지는 씬이다.

 

그가 겪는 내적 변화과정
암살당하는 솔로초와 경찰반장

이제부터 마이클은 심경에 큰 변화를 겪고 자신이 믿었던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런 갈등이 폭발하게 되는 순간과 마이클이 삶의 방향이 완전히 결정되는 순간은 솔로초와 경찰반장을 만나는 씬으로 달라지게 되는데, 총이 숨겨진 화장실 그리고 그 화장실을 나가는 순간까지, 문은 3개가 등장하는데, 그 문을 하나하나 지날 때마다 흔들리는 문들이 마이클의 현재 감정 상태를 말해주는 듯하다. 그리고 이 문을 열면 암살할 수밖에 없고, 나는 절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결심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마이클의 내적 갈등 연기와 그에 따른 연출도 인상적인데, 마이클의 얼굴을 최대한 클로즈업한 상태에서 솔로초의 말이 자막으로 이어지는데, 솔로초의 말들은 전혀 안 들리는듯한 마이클의 표정과, 빠르게 굴리는 눈 상태 그리고 결심한 부분에서는 찢어지는 듯한 기차소리로 마이클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 이전에는 패밀리 일에 전혀 연관하기 싫은듯한 평범한 대학생으로 비친다면, 이 신을 기점으로 그의 눈빛과 태도 손짓까지 전부 달라지게 된다. 

 

이제야 중반부를 지나왔다. 아직 더 쓰고 싶은 말이 많지만 2부에서 다뤄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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